물론 타교 출신 교수님들 중에도 몇몇 분들은 오히려 선배님들 보다도 더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시는 분들도 계시고 학생들도 그 분들을 좋아하고 존경하더군요..
제가 모교 병원에 남지 않고 외부 병원으로 나간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환경에서..
남들이 말하는 그 좋다는 병원에서...
아무리 텃세가 심하다고 해도 한번 살아남아 보자는 막연한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갖가지 소문은 무성하지만 나가보지 않고서는 알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모교 병원의 이런 상황이 저의 결정에 작용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 거짓말일것입니다..
비록 몇일 되지 않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서 제가 느낀 점은
삼성이라는 거대자본이 뒷받침해주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의과대학과 병원에 투자하는 규모와 그 야망이 엄청납니다.
개원한지 10년밖에 되지 않아 인하대병원과 비슷한 나이이지만
젊고 능력있는 교수들을 대거 기용하고
5년 안에 아시아 최고 병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을 보면
나의 모교병원도 이랬으면...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반면, 인하대의대에서 6년 생활하는 동안 선배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 온 말,
동기들이 자주 푸념하는 말은 재단의 인색함입니다.
인하대학교에서 의과대학의 비중은.... 글쎄요..
인하대학교에 의과대학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심지어 인하대학생들조차 병원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학교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모두 이 사실을 인지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환자들이 불평하다가
"에잇! 퇴원시켜 주세요! 서울 병원으로 가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병원을 나가는 광경을 실습때 많이 목격했습니다.
요 며칠새
제주도에서도 삼성의료원에서 수술받겠다고 올라오는 환자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인턴이라도 SMC마크 단 가운을 보면 고분고분해지는 환자들을 보며..
병원 인지도가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진이 인하대병원보다 크게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낮은 인지도라고 생각합니다.
동문의식, 모교사랑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감한 투자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정말 두서없는 글.. 쓰다보니 길어진 것 같습니다.
혹시나 제가 본의 아니게 무례를 범했다면 용서해주십시요..
모교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동문회장님과 선배님들을 보면서
저희 막내들도 느낀것이 많습니다..
저도 인하대생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조금이나마 모교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배님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정우식
재권아! 고맙다. 글 속에 너의 마음이 녹아있구나. 새로운 환경에서 잘 해내리라고 믿는다. 힘들 땐 항상 이쪽을 보며 동문회에서 힘을 얻고 가길 바란다. 낮은 인지도. 교육과 연구에 무관심, 재단의 무성의 모두 개선 가능하도록 노력해보자.
2006-03-05 08:45:40
김효상
어느샌가 인턴 일 정신 없이 하다가 문득 다른곳으로 간 친구들이 생각나며 보고 싶을때가 많다. 가끔은 같은 병원 안에 어디선가 일하고 있을 것만 같은.. 어디에 있냐가 중요하겠냐.. 어디서 있던 우리가 인하의대 얼굴들 아니냐. 늘 화이팅하자 재권아. ^^
다들 보고 싶구나 ..
2006-03-05 16:38:56
강주희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을 요즘 몇번 듣는다..
하지만 절이 싫다면 중이 그 절을 뜯어고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작업이 아무리 힘들어도.. 좀 과격할 수 있지만... 이러한 생각은 미운정이 너무도 많이 든 이 학교에 나를 붙잡아두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더 넓은 곳으로 나가서 더 새로운 경험들을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좋은 경험이다.
후배들이여~~ 나가라...밖으로 밖으로...그리고...
돌아오라..다시 모교로... 자신이 upgrade되었다고 판단이 섰을 때.. 다시 돌아오라~~
그 길이 지금 이 학교와 병원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밖으로 나가는 것을 가장 가치있게 만드는 일임을 나는 확신한다.
